그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소돔 성 각 마을에서, 젊은이 노인 할 것 없이, 모든 남자가 몰려와서, 그 집을 둘러쌌다. 그들은 롯에게 소리쳤다.


"오늘 밤에 너의 집에 온 그 남자들이 어디에 있느냐? 그들을 우리에게로 데리고 나오너라. 우리가 그 남자들과 상관 좀 해야 하겠다."


롯은 그 남자들을 만나려고 바깥으로 나가서는, 뒤로 문을 걸어 잠그고, 그들을 타일렀다.


"여보게, 제발 이러지들 말게. 이건 악한 짓일세. 이것 보게, 나에게 남자를 알지 못하는 두 딸이 있네. 그 아이들을 자네들에게 줄 터이니, 그 아이들을 자네들 좋을 대로 하게. 그러나 이 남자들은 나의 집에 보호받으러 온 손님들이니까, 그들에게는 아무 일도 저지르지 말게." (창세기 19:4-8)

 

마을 모든 남자가 외부에서 온 남성과의 관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문자 그대로 마을의 모든 남자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상당한 무리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는 도무지 정상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동성애에서의 성관계도 당연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관계입니다. 성적 끌림이 동성을 향할 뿐이니, 이성애와 다르다는 것이 더 이상한 일입니다. 동성애에서도 성관계는 양쪽의 깊은 유대감이 진행되고 나서 서로에 대한 책임을 전제하에 이뤄지게 됩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이성애자는 동성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습니다. 유전자적 확률상으로도, 당연히 마을의 모든 남성이 이성애자가 아닐 수는 없습니다. 본문의 상황은 사실 동성애라는 틀에서는 도저히 이해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곧 위의 사례는 동성애와 일치할 수 없습니다.

위의 상황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시대와 당시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본문의 상황은 단순히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것과도 다른 상황이며, 동성애와는 더더욱 다른 형태입니다.


위의 상황은 소돔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합니다. 소돔은 성적으로 문란한 사회였으며, 여기서 유래된 sodomy란 단어는 종종 동성 간 성관계를 말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단어이며, 그 외에 항문성교, 수간 등의 비일반적 성관계나 이상성애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sodomy란 단어가 동성 간 성행위가 만연했던 소돔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서, 위의 상황이 동성애와 동일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소돔에서 만연했던 동성 간 성관계를 동성애와 동일한 것으로 보는 것도 오류입니다. 소돔이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할 때, 그것은 성적으로 문란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지 그것이 본문의 상황 그대로를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위와 같은 장면을 들어 동성애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논리도 맞지 않을 뿐더러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조장하는 일입니다. 이성애의 결과가 문란한 성관계나 난교가 아니듯이 동성애의 결과가 문란한 동성 간 성관계나 집단 성관계가 될 수 없습니다. 소돔의 상황과 sodomy란 단어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끌어내는 일은, 혐오하는 사회풍조에 기반하고 있으며, 그렇게 거짓 개념을 전파하는 것 역시도 사회풍조를 성경의 권위보다 위에 두는 일입니다.


한편 롯은 남자손님대신 처녀인 두 딸들을 내어준다고 얘기합니다. 정말로 딸을 내어 준다면 간음의 현장을 만드는 것이며 이는 죄에 해당할 것입니다. 실제로 롯은 딸을 내어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롯이 던진 메시지는 책임 있는 관계를 가지라는 경고가 아니었을까 판단합니다. 롯은 성관계는 가정을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남자를 알지 못하는 두 딸'은 당시에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적어도 동성애 자체가 건강하지 않은, 곧 악한 관계라는 것은 위의 구절만으로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마찬가지로 이 구절이 “동성애는 성경적으로 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도 될 수 없습니다. 여기서는 위 구절 자체로는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사실과 동성애와 관련된 사실이 무엇인지를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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