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마리아의 단성생식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문제는 그 밖에 있다고 본다.


염색체가 XX인 마리아에게서 남성 유전자가 어떻게 생기는가? 완전한 신의 유전자라고 하면 아랍인이 더 성스러운 인종이란 결과가 될 뿐이다. 반쪽이 신의 유전자라고 하면 어차피 모든 인류가 그러하니 별 의미도 없다.


만약 예수가 이름 없는 이의 강간으로 잉태된 아이라고 해서 그 신성이 훼손된다고 생각하는 자가 있다면, 난 오히려 그자에게서 자기 문화적 기준으로 멋대로 신성을 판단하는 신성모독을 읽는다. 애초에 다윗의 조상 중엔 죽은 자기 아들의 배우자였던 이를 성노동자로 생각하고 섹스를 하여 태어난 베레스가 있지 않은가.


주목할 지점은 마리아의 공동체에 있다. 이 일을 여성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마리아가 원했을 때, 그 생명을 전혀 다르지 않은 공동체원으로 함께 축복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거기에서 진정한 신성을 엿본다.


지금도 점이니, 우주의 기운이니, 귀신이니 이런 것들에 대해 완전히 부정할 수 없는 문화권인데, 단성생식을 굳이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질 이유가 있나 싶다. 다만 미혼모의 임신이 여성의 탓이 아니며, 그 임신이 그녀가 원하는 바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돕는 그곳에 있는 신성을 보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신성에도 의미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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