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1-11

낚시를 하는 사람들에게, 목이 좋지도 않은 곳에서 말도 안되는 물고기들을 낚는 장면은 그를 압도시킨다.

이러한 압도는 그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수억원에 달하는 차는 그를 압도시키는 대상일테지만, 나에겐 대중교통보다 환경오염이 심한 쓸데없는 차일 뿐이다.

압도에 대한 또 다른 특성은 그가 그 관심사에 대해 더 알아가길 원하며,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있다.
내가 압도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과 실제로 압도되는 대상은 다를때도 있다.
나는 오늘 무엇을 더 알고 싶어 했으며, 무엇에 더 노력했는가.
사실은 그것이 내가 압도되어 있는 대상이다.

압도.
오늘 하루 내가 압도된 대상을 지내본다.
또 그 압도의 크기를 지내본다.

예수와 베드로의 만남에서 우린 예수에게 압도된 베드로만을 바라본다.
그러나 예수는 얼마 남지 않는 사역의 시간에서 왜 베드로에게 그렇게 노력했을까. 단박에 그의 인생을 바꾸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정도로 속속들이 그를 알게 되었을까.
나는 여기서 베드로라는 한 생명에게 압도당한 예수의 마음을 떠올린다.

예수에 대해 베드로가 가졌던 압도가 예수를 따르게 한 것 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에 대해 예수가 가졌던 압도가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게 했으리라.
마주하는 내 앞의 사람을 온생명으로 바라보며, 그 한 사람을 위해 압도당하는 예수는, 압도에 대한 어떤 깨달음을 준다.

온 세상의 근원에 압도된 사람은 눈 앞의 사람에게도 압도된다. 둘은 분리해서 작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눈 앞의 사람에게 압도되지 않은 사람은, 사실 그가 압도된 대상이 세상의 근원은 아니었을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