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경에서는 나라의 중요한 직분을 가진 사람이 자식의 죽음 앞에서 중요한 재산, 지금으로 치자면 자기 생존을 위한 돈까지도 모두 불태워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신의 법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죽음이 있는 시대였으나, 신의 법을 어긴 그 아비의 마음은 용서를 받는다.
그것은 진정 사람다운 모습이었다. 법의 목적은 신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세월호가 떠올랐다.
우리는 그들이 일도 안하고 쓸데없는 일이나 한다고 지탄한다. 법을 어긴다고 연행하고, 벌금을 때린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사람으로 살리는 이들이었다. 그들의 행동은 단순히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 법의 존재 목적이기도 한 가장 근본적인 것이었다.

(2)
신의 법을 어기면 죽음이 있던 시대에서 그는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는가. 그가 아들을 잃어 낙망하고 있었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아무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에 신이 직접 그를 찾아와  그 자신을 나타냈던 일이 있었다.
그렇기에 세상의 두려움 속에서도, 그는 가장 깊은 본질이 무엇인지를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리라.

마찬가지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뻔한 위로가 아니라, 내 속 편한 적선이 아니라, 가장 필요할 때 그 옆에 있어주는 일이라는 것을 성경은 말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하는 착한 일이라기 보다, 진짜 나라는 실존에 가까운 일이다.

(3)
더불어 본문에서는 속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그 속성은 나를 살리기 위해 삶의 근거를 포기한 이들에게 내 삶의 결과들을 주는 것임을 말한다.
우리는 단순히 내가 내 돈을 번 것이고, 내가 내 수고로 봉사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빚진 자다. 우리는 우리를 사람으로 살리는 모든 이들에게 빚진 자다. 그것은 내 것이 아니라 응당 그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성경은 그렇게 내가 빚진 것을 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의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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