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성교는 대표적으로 동성애의 문제라고 제시되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항문성교는 변실금을 높이며 에이즈의 확률을 높인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항문성교를 하는 남성 동성애자 중에서 변실금이 나타나는 건 사실입니다.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남성 이성애자 중에서도 변실금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 더 높은 확률로 변실금이 나타난다는 연구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각주:1]. 마찬가지로 항문성교를 하는 남성 동성애자와, 그렇지 않은 남성 이성애자 사이에 변실금이 발생할 확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도 있습니다[각주:2].

항문성교가 성병의 원인이라는 논리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성병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남성 동성애자 사이의 에이즈가 더 많은 건 사실입니다. 동성애자 사이의 성병의 확률이 높은 것은 항문성교 때문이 아니라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관계가 에이즈 확률을 높입니다. 그렇다고 "동성애 =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게 하는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남성동성애자들이 항문성교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일부 남성 동성애자들이 동성애를 대표할 수는 없습니다. 동성애자와 항문성교자는 동일한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가 앞서 들었던 사례처럼 질이 손상을 입어서 항문성교를 하는 이성애자 부부를 생각해봅시다. 변실금의 확률은 본질이 아닙니다. 항문성교와 동성애는 각자가 개별적인 개념입니다.


물론 남성 동성애자의 HIV감염인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항문성교라고 해도 피임기구를 사용하면 감염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님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오히려 동성애자들이 사회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뜻합니다. 이를 두고 동성애가 죄라는 해석이 대표적으로 인과관계를 뒤집어 생각하는 혐오에 기인한 판단입니다. 일본이 하나님을 잘 믿어서 경제가 부강하고 장수하는 것이 아니며, 아프리카가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믿음의 정도가 아니라 아프리카의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와 같습니다. 동성애자 사이의 감염확률도 그들이 사회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내몰렸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일 뿐입니다. 혐오와 차별이 그들을 건강하지 못한 관계 속으로 내몰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연구된 사실은 동성애자 사이의 에이즈 비율을 높이는 것이 동성애 자체라기 보다, 동성애 혐오라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동성애와 에이즈의 관계에 대한 진실 http://gmoon.tistory.com/283?category=602077).

그럼에도 에이즈를 거론하며 동성애 자체를 비난하는 사회풍조가 있다는 것은, 그 사회에 동성애 혐오가 있으며, 혐오가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평균 청소년 자살률보다 동성애자 청소년 자살률은 월등히 높습니다. 한국의 동성애자 청소년 중 절반 가까이가 자살을 시도할 정도입니다[각주:3]. 이 역시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인과관계를 뒤집어서 동성애가 에이즈를 퍼뜨리고 자살로 몰아간다고 하는 주장은 이미 존재하는 차별에 혐오를 더하는 행위입니다.

단순히 HIV 감염비율로만 보자면, 이성애자 보다 여성 동성애자가 더 적은 비율을 나타냅니다. 그렇다고 여성 동성애가 이성애보다 더 건전한 관계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동성애는 건전하지 않다 = 왜냐하면 이성애가 건전한 것이기 때문이다"는 것은 오류입니다. 누군가의 성지향은 그에게 건전한 것일 뿐입니다. 성지향의 측면에서 보자면 이성애가 건전하듯, 동성애도 건전합니다. 동성애가 건전한 것이 이성애가 건전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순환의 오류는 사실이 아닙니다.


성지향의 측면에서 사실 관계가 무엇인지를 살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성경적인 측면에서도 그러한지에 대해 판단해봐야 합니다. 다만 여기서 동성애가 위험한 것이라는 자기신념이 성경을 해석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동성애혐오가 역으로 성경에서 규정하는 악의 문제를 해석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의 인권의식과 관련된 자기신념 역시도 성경을 해석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사실에 부합하는 판단이 무엇인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판단은, 세상을 만들고 성경을 주신 이의 의도에 부합할 것입니다.



  1. Miles, A. J. G., Allen-Mersh, T. G., & Wastell, C. (1993). Effect of anoreceptive intercourse on anorectal function.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of Medicine, 86(3), 144-147. [본문으로]
  2. Chun, A. B., Rose, S., Mitrani, C., Silvestre, A. J., & Wald, A. (1997). Anal sphincter structure and function in homosexual males engaging in anoreceptive intercourse. 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92(3), 465-468. [본문으로]
  3. 강병철, 하경희. (2005). 청소년 동성애자의 동성애 관련 특성이 자살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구, 12(3), 267-28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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