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신앙의 근거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근거 자체가 주체다. 그 주체가 나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내 눈을 통해 들어와 마음이 되고, 마음은 내 손이 된다.
사람들은 내 손을 통해 마음을 만나고 함께 목도하게 된다.
다만 '나'라는 건 다양성이다. 그리고 나와 만나는 '그'도 다양성이다.
내가 역사적 연구를 통해 마음이 강해질 수도, 성서를 이용한 논리를 통해 마음이 강해질 수도 있다.
각자가 각자의 눈으로 실체의 일부를 본다.
그 실체가 주체다. 그 실체가 나에게 맞는 곳으로 와서 또 그것이 가야할 곳으로 갈 것이다.
곧 나의 다양성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곳에 실체는 온전하기 어렵다.
실체를 보았는데, 나의 모양대로 나의 근거를 충분히 갖고 있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아름다움을 만났는데, 내 마음에 새겨지지 않을 수 있는가?
내 모양대로의 근거가 없을 때, 우리는 사실 실체를 본 것도 아니고, 마음은 내가 주체가 되어 세우게 되며, 손은 조작한다.
내 모양대로의 근거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실체로 부터 온 것이라면 두려움이 없다.
곧 지금의 문화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면 나는 이 종교를 버릴 수도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내가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주의와 다르다. '내 모양'에는 가정, 언어, 문화, 사회계층, 영향상태 등 다양한 것이 포함된다.
거기에 나에게서 온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나는 내가 아닌 것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동시에 온 우주가 나를 거기로 그렇게 구성하며, 모든 것과 동등한 무게로 거기에 존재한다.
내 모양대로의 근거는 그런 것이다. 실체가 주체인 근거는 그런 것이다.
그 무게가 마음대로 흔들릴 수는 없다.
신앙의 근거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받는 것이며, 내 모양대로의 근거가 없다면 주체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내 모양대로의 근거라면 그것은 두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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