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59:1-8

주님의 손이 짧아서 구원하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고, 주님의 귀가 어두워서 듣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다.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의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의 죄 때문에 주님께서 너희에게서 얼굴을 돌리셔서, 너희의 말을 듣지 않으실 뿐이다.
너희의 손이 피로 더러워졌으며, 너희의 손가락이 죄악으로 더러워졌고, 너희의 입술이 거짓말을 하며, 너희의 혀가 악독한 말을 하기 때문이다.
공의로써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진실되게 재판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헛된 것을 믿고 거짓을 말하며, 해로운 생각을 품고서, 죄를 짓는다.

그들은 독사의 알을 품고, 거미줄로 옷감을 짠다. 그 알을 먹는 사람은 죽을 것이요, 그 알이 밟혀서 터지면, 독사가 나올 것이다. 
그들이 거미줄로 짠 것은 옷이 되지 못하고, 그들이 만든 것으로는 아무도 몸을 덮지 못한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죄악을 저지르는 것뿐이며, 그들의 손에는 폭행만 있다.
그들의 발은 나쁜 일을 하는 데 빠르고, 죄 없는 사람을 죽이는 일에 신속하다. 그들의 생각이란 죄악으로 가득 차 있을 뿐이며, 그들이 가는 길에는 황폐와 파멸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안전한 길을 알지 못하며 그들이 가는 길에는 공평이 없다. 스스로 길을 굽게 만드니, 그 길을 걷는 모든 사람에게 안전이 없다.
  • 좋은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언급하는 것과 나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 본문에는 동물에 대한 인간중심적 가치판단이 반영되어 있다. 이제 그것을 다시 뒤집어 보자.
  • 바로 거짓 재판을 하고, 헛된 것을 믿고, 죄를 짓는 당신들이, 투쟁하는 우리들에 대해 그렇게 조롱한다.
  • 당신들이 우리에게 하는 말이다. "니들이 하는 것이야 말로 폭력이다.", "니들이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다", "니들은 자기 생각만 한다"
  • 그런데 지구를 파괴하고 공멸을 향하며 생명의 순환을 벗어난 인간들과 달리, 독사와 거미는 삶을 잇고 생명을 짓고 있다.
  • 당신들은 존재를 차등적으로 평가하며 위계적인 우월성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당신들의 마음에 있는 악함을 그대로 상대에게 투영하고 있을 뿐이다.
  • 하지만 우리는 존재를 왜곡하거나 비하하지 않는다. 다만 악독함과 거짓 자체를 고발하고 있을 뿐이다.
  • 본문에 담긴 비인간 동물에 대한 차별적 표현은, 다시 이 시대의 또 다른 차별의 현실을 재현한다.
  • 그렇다. 우리는 독사다. 우리는 거미다. 우리는 함께 차별당함으로써 삶을 잇고 생명을 짓는다.
  • 우리는 종차별의 십자가 책형에 함께 내걸림으로써 연대한다. 이제 우리가 동물의 자리에서 모욕 당해 흘리는 피는, 당신들이 손에 묻힌 피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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