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권력자본 집단이다.
나에게 '우리'는 사람을 바라볼 힘이 없는 대중들이다.
나는 최소한의 정의로운 양심이 있어, 악한 이들의 악을 판단해 내는 것이 아니다.
그냥 그게 우리다. 우리의 죄다. 내가 죄를 짓지 않은 것이 아니다. 우리로서 책임니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아이의 허물을 부모가 감당하듯, 그것은 마치 내가 지은 죄와 같다.
그 죄값은 톡톡히 받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어쩌면 자신들이 아이들을 죽인 가해자라고 생각한다.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게 우리다. 또 하나의 우리가 그렇게 끔찍한 상태에 있게 된 최악의 죄값을 받고 있다.
성폭력의 피해자들은 어떤가. 이땅에서 차별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어떤가. 생평평화는 씨가 말라가고 있다. 살 수 없는 땅이 되어간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는 땅이다.
그러나 절망은 신체가 없다. 지금 여기 실제 존재하는 것은 생명이다. 죽음은 내일 올 것이다. 죽음이 실제로 오기까지는 언제나 그럴 것이다.
나는 사과나무를 심을 힘은 없다. 그러니 콩 한 쪽 정도를 나눠먹고, 남은 콩 한쪽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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